[100대 프랜차이즈 CEO 열전] (17) 현철호 네네치킨 회장 | 파닭·스노윙(치즈 치킨)·상자 포장…치킨의 게임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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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학을 전공한 현철호 네네치킨 회장의 젊은 시절 꿈은 농장주였다. 대학 졸업 후 여주, 제주 등 전국 농가를 돌며 돼지를 쳤다.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27세에 양돈장에서 일하다 우연히 읽은 책 한 권이었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기업 맥도날드의 성공 스토리가 담긴 책. 결혼 후 마니커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면서도 그의 가슴에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꿈이 남았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퇴사 후 마니커 대리점을 운영하던 중 부도어음을 몇 차례나 겪었다. ‘어음으로 결제하는 대규모 납품은 리스크가 크다’는 교훈을 얻고 매출은 적어도 현금 거래가 되는 곳에 납품했다. 그렇게 영업망을 넓혀나가다 보니 시중 치킨집에 납품하게 됐고, 내친김에 직접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9년, 그의 나이 38세 때 일이다. 창업 초기부터 치킨을 피자처럼 납작한 종이 상자에 담아주는 포장이 트레이드 마크로 잘 알려진 네네치킨은 전국에 약 1150개 가맹점을 거느린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2013년부터 6년 연속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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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1961년생/ 건국대 축산학과/ 마니커 영업팀/ 1995년 혜인유통 설립/ 1999년 네네치킨 체인사업본부 설립, 대표(현)/ 2006년 혜인식품 설립, 대표(현)/ 2016년 한국유통대상 산업부장관상

Q 지금은 종이 상자에 치킨을 포장하는 게 일반화됐지만 당시로서는 새로운 시도였다고요.

A 1999년 10월 오픈한 네네치킨 1호점 때부터 업계 최초로 종이 상자를 적용했어요. 이전까지 치킨은 기름지나 호일에, 치킨무는 투명한 비닐에 포장해서 주는 식이었죠. 마니커 영업사원 시절부터 그게 마음에 걸렸어요. ‘피자보다 치킨 원가가 더 비싼데 피자 이미지가 더 고급스러운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포장의 차이가 한몫한다 싶었죠. 물론 포장을 바꾸는 데 비용이 더 들기는 했어요. 포장 원가가 기존 방식은 100원인데 종이 상자로 바꾸면 500원으로 5배나 비싸졌거든요. 단가를 낮추기 위해 종이 상자를 5만장이나 대량 주문했는데도 가격을 더 받아야 했죠. 당시 업계 1위 BBQ치킨이 9500원일 때 네네치킨은 9800원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반응이 저조했어요. 5만장 맞춰둔 종이 상자가 남아돌아 건물 옥상에 쟁여놨는데 다 소진하는 데만 2년 반이 걸렸죠. 배달 나가면 포장만 보고 “피자 안 시켰다”고 말하는 고객도 있었고요. 그래도 깔끔하게 담겨오는 치킨이 먹기 좋고 ‘네네’라는 브랜드도 다소 우습지만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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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종이 상자 외에도 네네치킨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A 2008년에는 프라이드·양념 일색인 치킨 메뉴에 소스 파우치를 곁들여 파채 메뉴를 개발했어요. 2009년에는 쇼킹핫치킨, 오리엔탈파닭, 스노윙치킨 3종 세트를 선보였고요. 이 중 치즈가루를 뿌린 스노윙치킨이 젊은 소비자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2012년부터 대박을 터뜨렸어요. 지금도 단일 메뉴로 매출의 30~40%를 차지하지만 당시에는 60~70%에 달했습니다. 2014년에는 특허 출원도 했고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 못해 광고는 안 했는데 그게 실수였나 봅니다. 모 업체에서 자기네가 ‘국내 치즈 치킨의 원조’고 나머지는 ‘미투(me too·모방)’라고 주장하더군요. 지금도 특허권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인데 패소하면 대법원까지 갈 생각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서양에서 배타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허권 제도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요. 나의 아이디어도 결국 누군가에게 배운 지식을 활용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그동안은 경쟁사가 모방해도 경고만 하고 그래도 계속 쓰면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원조라는 사실만큼은 확인하고자 합니다. 특허라는 게 조금만 방법을 바꾸면 피해 갈 수 있어 소송에서 질 수도 있겠지만 상관없습니다. 네네치킨이 원조라는 사실만 소비자에게 각인되면 됩니다.

Q 지난 10월 봉구스밥버거를 인수했습니다.

A 치킨 외 신성장동력으로 M&A 대상을 계속 찾고 있었어요. 자동차 부품이든 뭐든 전혀 새로운 것도 좋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죠. 마침 봉구스밥버거는 같은 식품업이고 이왕이면 연관 산업이 좋겠다 싶어 관심을 갖게 됐어요. 가만히 보니 밥버거는 맥도날드와도 대항할 수 있는, 굉장히 가능성이 큰 메뉴더라고요. 햄버거는 빵 사이에 들어가는 음식이 고기, 생선 등 한정돼 있지만 밥버거는 모든 반찬이 다 들어갈 수 있거든요.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 시간도 훨씬 짧고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1차적으로는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항 등에 진출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세트 메뉴를 잘 개발하면 단가를 올리지 않고도 승부를 걸어볼 만하죠. 시골이나 군부대 지역에서는 네네치킨과 함께 밥버거를 파는 복합매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봅니다.

Q 점주들과의 상생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A 상생의 기본은 점주들 얘기를 경청하는 것입니다. 2010~2012년과 2015~2017년에 전국 가맹점을 주말마다 닭 배송차를 타고 직접 순회하며 점주들을 모두 만났어요. 가맹점이 1000개가 넘으니 한 번 순회하는 데만 2년이 걸리더군요. 그 자리에서 나온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은 바로 처리했죠. 가령 “8조각인 닭을 17조각으로 공급해달라” 하길래 20억원을 들여 절각 기계를 도입, 점주들이 200~300원씩은 부담하겠다 했는데도 무상으로 공급하는 식이지요. 점주에게 강권하는 것도 없습니다. 간판 디자인이 창업 후 지금까지 5번 바뀌었는데, 지금도 1999년 당시 간판을 쓰는 가맹점이 세 곳이나 있어요. 깨끗하게만 관리하면 바꾸라고 안 합니다. 그 덕분에 1999년 가맹사업 시작 후 지금까지 점주와의 분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Q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A 저는 연예인에게 고마워서 절까지 하고 싶을 지경이에요. 한류 열풍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갖고 사업 제안을 해오는 경우가 적잖습니다.
그간 싱가포르, 호주,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에 진출했고 두바이에도 곧 출점할 예정입니다. 총 6개국에서 35개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에요. 두바이 매장이 잘되면 추가 진출도 가능할 전망입니다. 터키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고요.

해외 사업은 모두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진출하고 있어요. 당장 큰돈은 안 돼도 우리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안정적인 전략이죠. 국내에서 처음 사업을 확장할 때와 비슷한 상황이에요. 20호점까지는 가맹점을 열면 그저 고마운 마음에 가맹비도 안 받았죠. 이후에도 형편이 어려우면 가맹비를 깎아주기도 했고요. 해외 사업도 지금은 초창기인 만큼 이익보다는 가맹점을 확장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해외 파트너사와 네네치킨 서로가 이익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출처 : 매일경제 노승욱 기자
원본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78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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