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CEO 열전] (19) 김영태 순남시래기 대표 | 3代가 60년 한우물 ‘웰빙 시래기’ 자연밥상

0
35

‘무청이나 배춧잎을 말린 것’.

국어사전에 나오는 ‘시래기’의 정의다. 잘못 발음하면 오해할 수 있는 그 이름처럼, 시래기는 먹거리가 부족했던 옛날 밭에서 그러모은 배춧잎으로 대충 끓여 먹던 소박한 음식이었다. 요즘은 대접이 달라졌다. 칼슘과 식이섬유, 철분, 비타민C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웰빙 음식으로 재조명받는다.

시래기 전문 프랜차이즈 업계 1위 ‘순남시래기’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몸에 좋아 매일 점심 메뉴를 고민하는 직장인뿐 아니라 환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퍼질 만큼 웰빙 음식으로 정평이 났다. 순남시래기의 역사는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어머니 김순 여사에게 시래깃국을 전수받은 장순남 여사는 전북향토음식경진대회에서 수상하며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음식맛을 인정받았다. 이 레시피로 전주에서 장사를 시작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장순남 여사 아들과 며느리가 3대째 전수받아 식당 ‘시래뜰’을 운영했다. 김영태 순남시래기 대표는 우연히 시래뜰에 손님으로 들렀고, 맛에 감동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했다. 부부는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김영태 대표의 거듭된 삼고초려에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고 2015년 첫 가맹사업을 시작한다. 장순남 여사의 아들 부부는 순남시래기에서 제조본부 대표로서 음식 품질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2018년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선정됐다.

812707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1975년생/ 원광대 경제학과/ 2015년 바른창업 설립, 대표(현)

Q 시래기 전문 프랜차이즈란 점이 독특합니다. 

A 처음에 시래기 국밥을 프랜차이즈화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흔한 시래깃국을 누가 사 먹겠느냐며 우려했죠.

하지만 소박하고 평범하기 때문에 더 건강하고 푸짐한 웰빙 음식이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시래기 요리를 개발하고 점심은 물론 저녁에도 술을 곁들일 수 있도록 메뉴를 다양화했습니다. 이런 의도가 적중해 가정식과 같은 담백한 맛과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사랑받게 됐습니다. 서울·경기 지역 69개, 기타 지역 41개 등 총 110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고 오픈 준비 중인 매장도 10개가 넘습니다.

Q 순남시래기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요. 

A 바쁜 현대인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겠지만 모두의 마음 한 쪽에 집밥에 대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한식은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니 꾸준히 사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순남시래기는 한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시래기’라는 아이템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고기나 사골을 이용하지 않고 채소로만 만들어 담백한 맛을 극대화한, 삼대에 걸쳐 내려온 전통 시래깃국입니다.

시래기는 유행을 타지 않고 식재료 원가가 저렴해 타 업종에 비해 순이익이 높고 롱런할 수 있습니다. 시래기 농장과 연간 계약을 맺어 원가를 낮추고 다른 재료는 가맹점이 자유롭게 구매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평균 30평이 되지 않는 매장에서 월 3500만원 정도의 평균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순이익도 타 업종에 비해 30% 이상 높습니다. 또 자주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굳이 권리금이나 임대료가 비싼 입지보다는 오피스 상권이나 주거지에 입점해 창업 비용도 비싸지 않죠.

조류독감, 돼지 콜레라 등 가축 전염병 확산 걱정이 없어 1년 내내 안정적인 식자재 확보가 가능하고 레시피 역시 간단해 국만 끓일 수 있다면 누구나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기본적으로 주문 후 5분 안에 메뉴가 나오는 것을 원칙으로 해 점심시간 1시간 동안 3회전이 가능합니다.

812707 기사의 1번째 이미지

Q 무한리필 반찬 바(bar)를 운영하는데 손님들이 많이 남기지는 않나요.

A 순남시래기의 모토는 ‘건강한 자연밥상, 부담 없이 후한 밥상’이에요. 그런데 매일 시래깃국만 먹는 것은 불가능하죠. 당연히 질리게 돼 있어요. 그래서 7000원부터 시작되는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 셀프바를 도입해 떡볶이, 잡채, 도토리묵, 나물 등 매일 바뀌는 알찬 셀프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밥에 곁들이는 정도여서 생각보다 많이 남기지는 않아요. 실제 벌금을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먹을 만큼만 적당히 퍼가도록 유도하고 있고요.

셀프바는 손님들에게도 반응이 좋지만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점주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Q 점주들과의 상생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A 우선 주식재료인 시래기는 2015년 창립 이래 한 번도 납품 가격을 인상한 적이 없습니다. 또 매달 매출이 부진한 가맹점을 선정해 맞춤 마케팅 지원 사업을 해오고 있어요. 매달 담당 슈퍼바이저가 정기 방문해 문제 해결·개선 방안을 제시하죠. 2017년 포항에 지진이 났을 때는 문덕점에서 효자점으로 가맹점을 이전한 점주가 있었는데 글로벌 브랜드 커피전문점도 장사가 안되는 지역이었어요. 기존 고객들에게 매장을 옮겼다고 알리는 온오프라인 홍보비를 지원하고 무료 식사권 등을 증정하는 뽑기 이벤트도 진행해 재방문율을 높였습니다. 그 결과 전월 대비 월매출이 2.5배 증가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만 이런 LSM(local store marketing)은 점주의 적극적인 경영 의지가 없으면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본사가 전적으로 다 해주기보다는 점주의 의지 향상, 동기 부여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자영업 경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대책을 구상 중이신지요.

A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점주의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키오스크 설치, 주방 운영 간소화를 위한 메뉴 정리, 반조리 제품 도입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배달과 포장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5개 매장에서 ‘순남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아요. 대전 신성동점은 하루 평균 50개씩 도시락 주문이 들어옵니다. 전체 매출의 25%에 달해 매출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보통 국밥류는 포장이나 배달이 어려운데 순남시래기는 모두 가능하게 했습니다. 점심에는 식사, 저녁에는 간단한 주류와 식사, 그리고 배달·포장까지 해서 하루 ‘3모작’이 가능한 게 특징입니다.

2019년에는 매장 내 숍인숍으로 순남도시락을 파는 매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아이템이 좋으니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창업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점주 스스로도 다른 매장과 비교해 차별화나 특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중 하나의 점포를 운영한다는 마음이 아닌, 내가 내 사업을 한다는 마음으로 열정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댓글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