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CEO 열전] (18) 이효성 국수나무 대표 | 투명 경영·상생…협동조합 프차(프랜차이즈) 우등생

0
486
국수나무, 미스터피자, 명랑핫도그, 베러댄와플….

이들은 모두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다. 노동자, 청년, 구매자, 사업자 등 주체는 다르지만 경제적 약자끼리 서로 자본과 힘을 모아 민주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결이 같다. 취지는 좋지만 쉽지는 않다.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6000여개에 달하고 연일 본사 갑질 사태가 알려져도 협동조합 프랜차이즈가 손에 꼽을 정도인 데는 이유가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기 쉬운 법.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국수나무를 운영하는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은 그중에서도 꽤 성공적으로, 그리고 10년 가까이 지속돼온 ‘장수 협동조합’이다. 창업기부터 20년 가까이 근무해온, 그 자신도 조합원 중 한 명인 이효성 대표는 2018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책임지는 CEO를 맡았다. 불황으로 외식업이 어려운 시기에 500개 넘는 가맹점에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 중이다. 특히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연합 ‘쿱차이즈’를 만들고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 구심점이 돼 규모의 경제 등 협동조합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국수나무는 2014년부터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4회 선정됐다.

80009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1999년 효성물산 총괄대표/ 2001년 피스컴 총괄대표/ 2004년 보리식품 개발팀장/ 2018년 해피브릿지협동조합 CEO(현)

Q 프랜차이즈 본사를 협동조합으로 설립, 운영하는 것이 독특합니다.

A 1999년 창업했으니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을 설립한 창업 선배들은 수도권에서 식자재 영업소를, 지방에서 식품 공장을 각자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제조와 영업을 통합해 기업다운 기업을 만들어보자’는 뜻을 모았어요. 일종의 ‘도원결의’였죠. 식자재 유통은 앞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겠다 싶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어요. 저는 2001년 입사하며 합류했습니다.

먼저 ‘화평동왕냉면’을 전국에 100개 이상 출점, 국내 최초 냉면 프랜차이즈 성공 사례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광우병과 돼지 콜레라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죠. 위기 돌파를 위해 2006년 제2 브랜드로 선보인 것이 국수나무예요. 처음에는 ‘포장(take-out) 전문 냉면’을 콘셉트로 내세우고 10개점을 출점했지만 반응이 시원찮았어요. 대대적인 메뉴 혁신을 단행해 2008년 말 지금의 생면 전문점 콘셉트를 완성했습니다.

사업은 성공했지만 우리가 추구하던 공동체 가치를 담아내기에는 일반 프랜차이즈 회사 형식이 적절치 않아 보였죠. 마침 2012년에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됐고 ‘이거다’ 싶어 2013년에 회사 주식을 출자금으로 전환, 협동조합을 출범시켰어요. 창업자와 직원 모두가 회사 주인인 ‘노동자협동조합’이 됐죠.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 성공 사례로 소개될 만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Q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요.

A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연 2회 열리는 조합원 총회입니다. 여기서 직선제로 4년 임기 이사장과 이사를 뽑습니다. 이들은 협동조합 운영을 맡고, 이들이 선임한 CEO가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을 담당합니다. 현재 조합원은 82명이에요. 직원이 3년 이상 근무하면 조합원 자격이 주어지고 1000만원 이상 출자하면 이사회 승인을 통해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출자금 규모와 상관없이 1인 1표로 운영되다 보니 의사결정이 다소 느린 부분은 있습니다. 그래도 사내 소통이 활발하고 경영 투명성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죠. ‘짧고 굵게 가느냐, 길고 가늘게 가느냐’에서 협동조합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만 협동조합으로 운영될 뿐, 가맹점주는 조합원이 아니에요. 다만 본사가 협동과 상생을 추구하니 점주들도 더 신뢰하고 만족하는 편입니다. 실제 점주들과 분쟁이 발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Q 최근 자영업 경기가 어려운데요, 사업은 어떻습니까.

A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에 비해 선방하고는 있지만 힘든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식당은 이제 인건비 문제가 핵심이에요. 국수나무는 보통 12~15평 소형 매장으로 출점하는데 점주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직원을 줄이고 대신 고객 셀프 서비스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모바일 주문 앱, 무인주문대(키오스크) 도입 등을 추진 중입니다. 메뉴도 수익성 높고 조리 과정이 단순한 것으로 개발 중이고요.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가 외면할 테니 최대한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연구 중입니다.

이런 노력에도 2018년에 생면 국수 가격 500원 인상(4000원 → 4500원)이 불가피했어요. 2006년 국수나무 창업 이후 12년 만의 첫 가격 인상이었죠. 불경기인 만큼 가격 인상으로 판매는 좀 줄었지만 점주들의 수익성은 다소 회복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Q 점주와의 상생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A 지난 8년간 식재료 공급 가격을 한 번도 인상한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2019년에는 점주들과 고통 분담을 위해 연간 6억원을 들여 주력 품목인 생면을 20% 할인된 가격에 공급할 예정이에요. 또 한 달에 수차례씩 가맹점을 방문해 영업 상황을 진단하고 경영 개선 해법을 도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매출 대비 적정 인력을 파악해 직원 관리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고요. 세무·노무 컨설팅도 해줍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점주가 1차 고객이니 ‘고객 집착’이란 말까지 써가며 점주 만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경영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A 국내 자영업 시장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자영업자 비율이 20%가 넘어 과당경쟁이 심각합니다. 15%대까지 줄지 않으면 힘든 상황은 계속될 거예요. 2019년에는 프랜차이즈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조만간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을 주축으로 한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연합인 ‘쿱차이즈’를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아직 조직이 완비되지 않은 다른 협동조합 프랜차이즈의 구매·물류 등을 대행해주고 공동 운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 경쟁력을 키우려는 목적입니다. 유통 산업의 권력은 처음에는 제조사에 있었지만 다음은 유통 채널(판매 공간), 이제는 물류사로 넘어가고 있거든요. 스페인의 세계적인 협동조합 기업 ‘몬드라곤’의 대학이 2019년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에요. 국내 협동조합 발전을 위해 몬드라곤과 다각도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한국에 뿌리내리기까지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지향점 자체는 맞다고 봅니다. 본사와 점주가 각자 협동조합을 만들어 균형을 맞추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매일경제 노승욱 기자
원본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800094

댓글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